이천십팔년칠월삼십일
카테고리 없음 2018. 7. 30. 22:38
아주 훌륭한 날들이었다. 다른건 몰라도, 너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어서는 성공적이었다. 하지만 성북구를 가로지르는 1014번의 버스는 자비가 없었다. 힐끗 차창 너머로 본 풍경에 내가 미소를 지은 것인지 쓴 웃음이었는지 어두워 보이지 않았다. 그래 나는 또 하나를 배웠다. 다른 사람과 사랑하게 되거든, 나는 다투게 될 때마다 사랑스러웠던 추억의 장소를 손잡고 찾아갈 것이다. 그랬다. 생각하면 예쁘고 귀여웠던 기억이 더 많은 것 같아. 내일 새벽이면 되 담을 말이라도, 지금은 일단 그랬다. 우리는 정말 재미있었던 것 같아. 성북천 기억나. 나는 그 강을 뛰어 넘다가 빠지기도 했고, 우리가 배드민턴을 치러 갈 때 종종 마주친 강아지들 기억나. 주말에 자전거 두 대로 열심히 페달을 밟았던거 기억나. 그 밤길을 무수히도 걸었는데, 그 여름밤은 덥지 않았나봐. 지금은 너무 더워. 어쩌면 날씨조차 우리 편이었나 봐. 그때의 우리로 잠시라도 돌아가면 좋겠어. 너랑 나는 절대 안 될거야.